[여준시선] 어느 노인의 글

2024. 9. 19. 12:42나의 이야기

728x90

[어느 노인의 글 ]

나는 늙은 것을 참 행복

하다고 느낀다.


어떤 사람은 소년 시절에

요절했고, 어떤 사람은

청년 시절에 일찍 갔고,
어떤 사람은 문지방에

넘어지면서 살  수없이

퇴직하였고,

나는 하늘이 준 천수를

누리며 무사하게 살아

왔으니 이는 행운이 나를

돌봄이니 이에 감사하고

만족함을 느낀다.


오늘 나는 늙었지만 오늘이야

말로 앞으로의 인생 중에 가장

젊은 날이다.

오늘 꽉 붙들고, 오늘을 건강

하게 살고 즐겁게 살고 값어치

있게 살고 멋있게 우아하게,

여유롭게 살다가 예기치 않은

어느 날 죽음을 맏이하여

자연으로 돌아가 흙이

 되리라,

나는 늙어 지난날을 느낀다.
우울했던 소년 시절이 더는

없고, 기세등등 하던 젊은

시절 더는 없고,

세상의 많고 많은 일들 다

겪었으니 인간의 쓴맛 단맛

다 보았고, 시비곡직의 마음

깨달은 바 있어,

다시는 어리석게 모든 것을

맹종하지 않을 것이다.

과거 일은 바람결에 날려

보내고, 어떤 어려움도 이겨

낼 것이다.

정신과 기운을 편히 하여

세상을 바라보고, 마음은

고요한 물과 같이 요동치지

않을 것이다.

해마다 지진으로 주고, 혹한

으로 주고, 병으로 죽고,

폭우로 죽고, 지구의 이런

사고들이 당신을 일깨워

준다.

생활은 간단해야 한다.
배고프면 먹고, 졸리면

자고, 생각나면 전화하고,

보고 싶으면 약속하고,

좋아하면 사고, 어디 가고

싶으면 달려가고, 놀고

싶으면 놀고, 남의 입에

오르내리지 말고, 어떤

때는 정말 시간이 길다.

오직 기억과 생각을 친구의

마음속에 남겨두라.

여보게,
인생은 이렇게 살아야

값진 삶일세, 나는 늙어

자연을 느낀다.


인생은 자연 과정이다.
태어나는 것도 자연이고,
늙는 것도 자연이고,
죽는 것도 또한 자연이다.

자연과정에서 자연을 따라

마음이 평안하다.

-옮긴이  천사의 사랑 여준 김천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