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어느 비 오는 날 길 잃은 할아버지의 만남

2024. 4. 17. 18:19나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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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어느 비 오는 날 길 잃은 할아버지의 만남

  •  백성호 기자
  •  승인 2024.03.26 19:57

 

[서대전여고 배움터지킴이 여준 김천섭]

 

3월 25일 20:00경 꽃샘 추위 속에 바람과 함께 봄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시간에 필자는 서대전 여자고등학교

배움터 지킴이로 저녁 근무중이었다.

 

사무실 외등을 켜 놓고 교내 순찰 후 사무실에 도착하자마자, 팔순 중반의 할아버지께서 비를 흠뻑 맞고

창문을 두드렸다.

 

깜짝 놀라 어떻게 오셨냐고 묻자 길을 잃어 집을 못찾는다며 00 아파트를 알려 달라고 하셨다.

밖에 나가 지리 안내를 해드리고 안전하게 잘 들어가시라고 말씀드린 후 사무실에서 근무하는데 20:20경

그 할아버지가 집을 못 찾고 다시 오셨다.

 

이번에는 사무실 문을 잠그고 직접 00아파트 경비실로 할아버지를 모시고 갔다. 그런데 경비근무자가 휴무

날이라는 안내 글을 남기고 부재중이었다.

 

필자는 다시 그 할아버지를 모시고 학교 사무실로 모시고 와서 사무실 안으로 들어오시게 한 후 따뜻한

보리차를 끓여서 한잔드렸다.

 

마음의 안정을 시키고 관할 지구대로 전화를 해서 길 잃은 할아버지가 계시니 서대전여고 지킴이 사무실로

출동 요청을 했다.그리고 어떻게 길을 잃게 되었는지? 주민등록증은 소지했는지 물었다. 비에 젖은 속옷에서

할아버지는 지갑을 꺼내서 신분증을 주셨다.

 

인근 식당에서 친구들과 함께 저녁을 먹고 나왔는데 갑자기 방향 감각을 잃고 인적이 드문 비 오는 거리를

혼자서 헤메기를 한참~ 비오는 날이라오가는 사람이 없다 보니 우리 학교 교문 지킴이 사무실에 외등이 켜

있는 것을 보시고 찾아오셨다고 했다.

 

할아버지는 마음의 안정이 되셨는지 얼굴에 긴장이 풀리셨다. 필자는불연듯 옛날 노 부모님이 생각이 났다.

할아버지~ 밤늦게 다니시면위험해요. 다음 부터는 해지기 전에 일찍 일찍 집에 들어 가셔야해요! 했더니

얼굴에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리고 가족을 묻자 혼자 사신다고 하셨고 연세는 85세라고 말씀하셨다. 지갑에서 꺼낸 주민증을 제시하셨다.

연00 (39xxxx-) 확인해 보니 주택 주소였다. 잠시 후 지구대 경찰관들이 도착했다.

 

필자는 10년 전에 36년의 경찰 경력을 가진 경험을 살려 길잃은 할아버지를안전하게 경찰차에 태워 드리고

할아버지를 잘 귀가 시켜드리라고 당부한 후 비 오는 날 밤에 만난 길 잃은 할아버지와의 소중한 인연을 뒤로

한채 나이를 든다는 것은 슬프고 혼자 산다는 것은 독거노인들의 아픔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면서 비 오는

골목길을 걸으면서 많은 것을 느끼게 하는 기분 좋은 퇴근길 발걸음은 마냥 가볍기만 했다.

 

할아버지~ 건강하게 오래오래 잘 지내시고 일찍 일찍 귀가 하세요! 그리고 좋은 친구분들과 행복하게 함께

하면서 만수 무강 하시길 마음으로 빌어 본다.

 

 백성호 기자 bsh2646@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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