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준포토] 힘들게 폐지 리어커를 끌고 가는 할아버지와 동행.

2023. 2. 28. 21:08나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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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2월의 마지막날이라서 이런 저런 일을 보다보니  오후가 돠었다.

서산에는 석양노을이 저녁을 기다리고 있다.

나는  건강이 좋치 않아 산책겸 걷기 운동을 매일 5천보에서 만보를 하고 있다.

오전에 밀린 일을 처리하고 늦은 시각 오후 4시10분쯤 도솔산과 월평공원을 거쳐서 메타스퀘어길을 따라

걷기시작했다.

천천히 봄의 향기를 맡으면서 메타스퀘어길을 걸어서  오후5시쯤 마지막 만남의 메타스퀘어와 연못가에

의자가 누군가를 기다림속에 살랑살랑 불어내려오는 시원한 바람과 함께 연못속의 고기들도 따뜻한 햇볕

을 기다리듯 꼬리를 치고 있다. 쓸쓸하고 외로움 마저 함께한 의자는 기다림을 포기하지 않고 나를 기다렸

나보다. 잠시 의자에 앉아 나무 위에 지어 놓은 까치 집을 바라보며 나도 집으로 하산을 시작했다.

너무나 멋진 메타스퀘어길을 저역노을과 함께 서둘러 걸어내려왔다.  지금 이시각에도  산책을 하는

사람들이 간혹 보인다. 이길은 정말로 혼자 걷기 아까울 정도로 멋진 봄을 기다리는 메타스케어길이다.

월평공원에서 도솔체육관에 도착했을때는 오후 5시30경 되었다. 천천히 저물어 가는 저녁해를 뒤로한채

부지런히 걷고 있었다. 그때 매일 같이 리어커에 폐지를 줍는 할아버지가 허리를 꾸부리고 리어커에 싣은

폐지로 인하여 할아버지 모습은 보이지 않고 힘겹게 도로를 끌고 올라가고 있었다. 경사는 약 10%정도쯤

되는데 80세 이상 드셔 보이는 조그만한 키에 너무 힘들게 리어컬르 끌고 가시는 할아버지를 보니 옛날

어린시절 아버지의 모습이 떠올랐다. 우리 아버지께서도 일을 너무 많이 하시고 허리가 약하셔서 허리를

많이 구부리고 다니셨던  생각에 할아버지 리어커를 뒤에서 살며시 밀어 드렸다.

(폐지줍는 할아버지의 리어커를 밀다)

할아버지는 누군가가 밀어주는 것 같은데 사람이 잘 보이지 않았는지  한참을 올라와 주택가 도로변 담벼락에

리어커를 내려 놓으셨다. 그리고 뒤를 돌아보셨다. 고맙습니다. "너무 힘들었는데 젊은이때문에 잘 올라왔어요"

라고 말씀하시면서 잠시 휴식을 하셨다. 할아버지 연세가 어떻게 되세요?  할아버지 말씀~~ 나이는 얼마 안먹었

는데 허리가 아파서 힘드네요~ 내 나이 83밖에 안먹었어요~~라고 말씀하셨다.ㅎㅎㅎㅎㅎ

 

내 나이 69세인데 할아버지는 83이 얼마인된다고 말씀하신다~ 할아버지 가시지요? 집까지 밀어드릴께요!! 하자

먼저 올라가시구료! 나는 내가 다니는 고물모이는 곳과 파지 있는 곳을 들려서 더 실고 가신다고 하시면서  허리를

꾸부리고 어디론지 빠르게 떠나셨다. 파지를 줍는 그 할아버지는 내가 산에 갈때 자주 뵙는 할아버지다.

그때 마다 나의 가는 길과 할아버지가 가시는 길이 반대길이라서 도와드리지 못했는데  오늘은 내가 늦게 산에 다녀

오다 보니 그동안 리어커를 밀어 드리지 못했는데  2월의 마지막날  우연히 할아버지를 만나서 차량이 왕래하는

도로를 파지를 싣고 힘들게 집으로 올라 가시는 할아버지를 조금 이나마 도와드려서 나의 마음이 가볍고 기뻤다.

 

할아버지 오래 오래 건강하시고  이젠 리어커를 끌고 차량이 많이 오가는 도로를 그만 다니셨으면 합니다.

사고의 위험성이 있는 왕복 2차선 아파트 뒷길을 자주 오가시는 모습을 보았는데  오늘은  리어커를 밀어드리고

잠시 대화를 나눌수 있었고, 늘 조심하시고 건강하세요~ 라는 말씀을 전하고 집으로 왔다.

 

나는 이글을 쓰면서 지난날 나의 아버지께서 농촌에서 많은 농사를 짓고 자식들을 위해 고생하시다가 66세에 갑자기

고혈압으로 돌아가신 아버지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시간을 가져 본다. 부모는 열자식을 거느리셨지만 자식들은

한부모를 모시지 못하는 현실을 되돌아 보면서  부모에 대한 효 보다 걱정을 끼쳐드리지 않는 자식이 바로 효자라는

생각을 해보면서  3.1절을 하루 앞두고 태극기를 국기 게양대에 꽂아 놓았다. 3.1운동 만세를 부르시다 일본군에게

매를 많이 맞고 돌아가신 현재 국립묘지 대전현충원 애국지사 제1묘역에 안장되어 잠들어 계신 외할아버지를 생각

하면서 파지를 줍는 할아버지로 인하여 오늘은 아버지와 외할아버지를 생각하게 하는 2월의 마지막날을 뜻있게 보냈다.

(여준 :천사의사랑 김천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