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준시선] 작은 것에서 얻는 행복
2025. 1. 25. 20:57ㆍ나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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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것에서 얻는 행복 맑고 향기롭게 살아가려면 될 수 있는 한 작은 것과 적은 것으로써 만족할 수 있어야 한다. 큰것과 많은 것에는 살뜰한 정이 가지 않는다. 우리가 너무 크고 많은 것을 추구하다 보니 무너져서 작고 적은 것에 고마워할 줄을 모르게 되었다. 내가 가끔 시내에 나오면 편지가 와 있다. 편지는 많이 받지만 답장을 자주 쓰지는 못한다. 지난겨울 어느 날 밖에는 눈이 오고 뒷골에선 노루 울음소리 들려 내 마음도 소년처럼 약간 부풀어올랐다. 그래서 묵은 편지를 뒤적이다 답장을 몇군데 써 보내야겠다는 생각이 일어 벼루에 먹을 갈았다. 마땅한 종이가 없어 뒤적이다가 도배하고 남은 종이 사이에서 화선지 두 장을 발견했다. 그것도 전지가 아니고 쪼가리였다. 그걸 오려서 편지를 몇 통 썼는데, 종이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아주 조심스럽게 아껴 써야 했다. 자연히 종이의 고마움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보통 때는 글씨도 크게 써서 끝내곤 했는데 그날은 아주 잔 글씨로 써서 몇 군데 띄어 보냈다. 그때 적은 것이 참 살뜰하고 고맙다는 것을 느꼈다. 그 후에 무슨 일이 있어서 밖에 나갔다가 지물포에서 화선지를 스무장 남짓 사갖고 왔다. 그랬더니 쪼가리 두장 가졌을 때의 오븟하고 살뜰하고 고맙던 정이 사라지고 말았다. 많은 것은 그런 것이다. - 법정 스님 <작은 것에서 얻는 행복>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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